중국 외교부 "러시아 측과 합의해 여객 통로 임시 폐쇄"
헤이룽장성 쑤이펀허에 임시병원 운영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러시아에서 귀국하는 중국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자,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간 육상 국경 세관(口岸·통상구)을 통한 여객 이동을 금지했다.
9일 주러시아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러 간 육상 국경 세관의 여객 통로는 모두 임시 폐쇄됐다.
중국은 최근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졌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해외 유입을 통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특히 헤이룽장성의 경우 중국인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뒤 기차·버스 등 육상교통을 이용해 이곳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주요 질병 유입통로가 됐다.
헤이룽장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5~8일 나흘 연속 러시아에서 들어온 중국인 확진자가 20명을 넘겨, 8일 기준 역외에서 유입된 헤이룽장성 누적 확진자는 127명이 됐다.
특히 8일 하루 역외유입 확진자는 40명이나 늘었고, 이 중 39명은 헤이룽장성 쑤이펀허(綏芬河)를 통해 들어온 경우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러 양국은 7~13일 쑤이펀허 세관을 통한 여행객 이동을 금지한 바 있다.
또 쑤이펀허시는 8일부터 모든 주거 구역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돌입, 사흘에 한 번씩 가구당 한명만 생필품 구매를 위해 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민 통제 강화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또 6일부터 쑤이펀허에 임시병원 운영을 위한 건물 개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11일부터는 환자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13층짜리 사무용 건물을 개조한 임시병원에는 600여개의 병상이 마련되며, 인근 무단장(牡丹江) 지역의 응급실·호흡기내과·심혈관내과 의료진 등 400여명이 환자를 돌보게 된다.
쑤이펀허 뿐만 아니라 헤이룽장성 헤이허(黑河) 세관은 4일부터 여행객 세관심사를 중단했고,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만저우리(滿洲里) 세관은 8일 저녁부터 여객 운수 통로를 임시 폐쇄했다.
또 주러 중국대사관 발표에 따르면 헤이룽장성의 푸위안(撫遠)·둥닝(東寧)·미산(密山)·후린(虎林), 지린성의 훈춘(琿春) 등 중러 간 다른 세관을 통한 여객 이동도 모두 금지됐다는 것이다.
러시아주재 중국대사 장한후이(張漢暉)는 7일 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극동 중러 세관의 여행객 세관심사는 이미 모두 중단됐다. 화물만 운송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 주관 부문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중러 국경의 여객 운송은 임시 중단된 상태"라며 "주러시아 중국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중국 국민들에게 러시아의 방역 규정을 준수하고 자가격리를 하도록 통지했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이은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중국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발생할 이래 계속해서 러시아에 거주하는 중국 교민과 소통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중국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국 교민의 생활과 방역에 전면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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