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증시 안정…당장 자금 투입 계획은 없어
증안펀드는 안전망 역할…주가 올리는 목적 아냐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다함께코리아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 이하 증안펀드)의 강신우 투자관리위원장은 "증시가 불안해져 지난달 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즉각 시장 안정을 위해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강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는 증시가 비교적 안정돼 있지만, 앞으로 시장 상황을 누가 알겠느냐"며 "매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자금을 투입할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앞으로 실물경기가 하락하고 기업 이익이 크게 줄 것"이라며 "미국·유럽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거나 새로운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현재는 증시가 안정돼 있으므로 당장 자금을 증시에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투자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첫 회의에서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 상품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시 유통시장보다 발행시장을 통해서 하는 등의 기본 운용 원칙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증안펀드는 현재처럼 증시가 안정돼 있을 때는 증시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머니마켓펀드(MMF) 등 유동성 위주로 자금을 관리하게 된다.
그러다가 증시가 불안해지고 투자관리위원회가 즉시 회의를 소집, 자금 투입을 결정하면 증시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인 코스피200·코스닥150 관련 ETF 등을 사들여 주가 급락을 막는 구조다.
그는 "증안펀드는 안전망 역할이 목적인 말 그대로 '안정펀드'이지 주가를 올리고 투자자에게 돈을 벌어주기 위한 '증시 상승펀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1,830대까지 회복한 현 상황에서 증안펀드가 증시에 바로 투입돼 지수 추가 상승을 꾀하는 것은 증안펀드의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증안펀드 자금은 '공짜'가 아니라 자본비용이 발생하고 출자사들이 어려운 형편에 모아준 돈"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운용사가 알아서 유동성을 고려해 최적의 방식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향후 자금 증시 투입 조건과 관련해 "증시 안정 여부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코스피 1,800대는 안정, 1,600대는 불안정'식으로 미리 예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자면 1~2분기 기업 실적이 매우 안 좋아지면 향후 코스피 1,600도 그렇게 나쁜 수준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며 "지수가 어느 수준이 되면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미리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안펀드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증안펀드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운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증안펀드는 총 10조7천600원 규모로 조성되며, 투자관리위원회가 투자 집행과 환매 시기 등 큰 운용 방향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집행은 한투운용 및 26개 하위펀드 운용사들이 맡는다.
강 위원장은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CIO),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한투운용 부사장 등을 지낸 국내 자본시장의 대표적인 '1세대 펀드매니저'로 꼽힌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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