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칭해 여성 운전자 괴롭히기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가짜 경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주(州) 정부들이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자택 대피령과 이동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을 악용해 도로에서 차량을 강제로 세운 뒤 돈을 요구하거나 여성 운전자를 괴롭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캘리포니아주 로디시(市)에서는 군용 조끼를 착용한 경찰 사칭범이 통행 금지 명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차량 운전자를 강제로 세우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디시 경찰은 "범인은 운전자에게 1천달러 벌금을 내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한다고 위협했다"며 "어려운 시기를 악용하려는 범죄자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서는 한 남성이 가짜 경찰 배지를 달고 지역 보안관 행세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남성은 트럭을 세운 뒤 운전자에게 코로나19 비필수업종 종사자는 차량을 몰 수 없다고 협박했다.
콜로라도주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곳곳에서 경찰사칭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진한 파란색 경찰 제복을 입은 한 남성은 여성 운전자의 차량을 세운 뒤 운전면허증과 보험, 차량 등록증을 요구하는가 하면, 자가격리 위반이 의심된다며 여성 운전자의 집까지 쫓아갔다.
또한 건장한 체격의 백인 남성이 차량 수십 대를 강제로 검문하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이 남성은 검은색 제복 위에 형광 조끼를 착용하고, 경찰봉과 최루 스프레이까지 갖춘 채 경찰 행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로라도 경찰은 공권력 집행기관을 사칭한 범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더욱 대담해지고 그 숫자도 늘고 있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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