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보 노출되지 않도록 아이들 정보검색 상황 미리 살펴야
아이들 발달에 가장 중요한 건 '복원력'…부모의 대처, 지금이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 가운데, 이제부터는 실제 등교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아이들의 공포감과 불안감을 조절하기 위해 부모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반건호 교수는 11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지(Journal of the Kore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로 장시간 일상이 중단됐던 아이들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위해 가정에서 틈틈이 '공포'와 '불안'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반 교수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의 개학이 4월 이후로 미뤄진 상황을 1961년 3월 개학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처럼 늦어진 등교가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는 게 반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아이들은 장시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학교생활이 중단되면 불안감이 커지고, 이게 심해지면 공포를 느낄 수 있다"며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현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이런 설명을 이해하는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등교 시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인터넷에 넘쳐나는 수많은 가짜 뉴스와 잘못된 지식이 아이들의 불안을 가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 교수는 "잘못된 정보로 생긴 불안은 적절한 치료와 정책을 피하거나 겁을 내도록 만든다"면서 "부모는 아이들이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어떤 내용을 알고 있는지 미리 확인해주고 등교 이후에도 건전한 사이트에 연결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늦어진 등교 이후 아이들의 발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복원력'(resilience, 탄력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부모와 교사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반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이 가지는 복원력의 가장 큰 특징은 주변 상황이나 본인의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다만, 결정적 시기나 단계가 지나기 전에 (복원력을) 되살릴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지금이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 교수는 등교 후 본인이나 친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의 대응수칙과 관련해서는 "아이들이 코로나19 감염사태에 겁내지 않도록 사전교육을 하고, 감염 후에도 낙인찍기나 왕따가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히 발병했던 아이가 치료 후 다시 등교했을 때 따돌림이나 괴롭힘이 없도록 하는 등의 조치에 대해서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이들의 코로나19 극복 요령에 대해서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산하 '재난과 트라우마위원회'가 마련한 지침서를 참고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 지침서는 학회 홈페이지(www.kacap.or.kr)에 무료로 공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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