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1조1천억원→7천억원으로 뚝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현대·기아차의 실적 개선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문을 닫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뚝뚝 떨어졌다.
이 달엔 해외 상당수 지역에서 판매가 아예 막혀서 20년 전처럼 내수 한 바퀴로 달려야 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12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도매판매는 90만1천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12.5% 줄었다.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덮친 중국이 6만3천대로 반토막이 됐다.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2월에 생산이 멈춘 한국은 15만8천대로 14.1% 감소했다.
유럽은 3월에 코로나19 영향권에 본격 진입하면서 11만1천대로 17.7% 감소했고 인도가 10만8천대로 18.7% 줄었다.
유럽보다 한발 늦게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북미 지역은 23만2천대로 16.7% 증가했다.
인포맥스에 따르면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7천억원으로 작년 동기(8천249억원)에 비하면 15% 적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 한 달 이내 나온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취합한 것이다.
당초 전망치는 당초 1조2천억원에 육박했는데 코로나19가 퍼질수록 하강했다.
1분기 판매가 부진한데다가 환율도 딱히 도움이 안됐다는 의견이 많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지만 신흥국 통화가 약세였다. 게다가 기준이 되는 분기 말 환율이 뛰면서 판매보증금 부담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2분기가 실적 바닥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7천355억원으로 당초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작년 2분기 실적은 1조2천377억원이었다.
삼성증권[016360]은 2분기 1천360억원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4월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하곤 모든 공장이 생산에 차질이 있다. 앨라배마 공장은 5월 1일까지 거의 한 달 반 동안 문을 닫는다.
신한금융투자 정용진 애널리스트는 "4월엔 중국 외 해외 판매가 거의 없다시피 할 수 있다"며 "국내 공장도 수출이 3분의 2에 달해서 영향이 있겠지만 국내 판매 대기주문이 워낙 많아서 완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이 3천335억원으로 작년 동기(5천941억원)보다 44% 적다. 작년 1분기에 통상임금 환입효과가 있었다. 당초 올해 1분기 전망치는 5천억원대였다.
2분기 전망치는 6천억원대 중반에서 3천억원으로 절반 낮아졌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은 5천335억원이었다.
하반기 전망은 깜깜이다.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달려있는 셈이다.
그나마 미국과 유럽 판매비중이 높거나 재무 문제가 있는 해외 업체들에 비해 현대·기아차가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가 많다. 인기 차종은 몇개월치 대기 주문이 밀려있을 정도로 내수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문용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해외공장이 계속 늘어난 금융위기 직후 시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우수한 신차가 나온 만큼 시장이 살아나면 점유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영업이 재개된 후에도 신차수요가 급반등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과 유럽 신차수요는 7월에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6일에 열었는데, 가동률은 60∼70% 수준이지만 경쟁사들보다 1주 이상 빨랐다"면서 "포드와 닛산 등이 어려운 가운데 기아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가 나오는 시기여서 선진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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