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메시지 공개…"죽음이 어두운 만큼 빛과 삶은 더 위대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93) 영국 여왕은 부활절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성공회의 상징적인 수장이기도 한 여왕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는 여왕이 남편 필립공(98)과 함께 현재 머물고 있는 윈저성에서 사전 녹음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여왕이 윈저성 화이트 드로잉 룸에서 메시지를 읽고, 옆방에 있던 사운드 엔지니어가 이를 녹음했다.
여왕은 "많은 이들에게 올해 부활절은 매우 다를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떨어져 있음으로써 서로를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왕은 "부활절은 취소된 것이 아니다. 사실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부활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왕은 "첫 부활절에 부활한 그리스도의 발견은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희망과 신선한 결의를 가져다주었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로부터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죽음이 어두운 만큼 빛과 삶은 더 위대하다. 부활절의 살아 있는 불꽃이 우리가 미래를 마주하는 동안 변함없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왕은 마지막으로 "모든 믿음과 교파를 가진 이들이 축복받은 부활절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왕은 매년 다른 왕실 고위 구성원들과 함께 윈저성에서 열리는 전통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위험에 따른 사회적 접촉 금지에 따라 예배 역시 취소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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