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 시절 사무보조 여성 "1993년 벽에 붙여놓고 성추행"
지난해 부적절 신체접촉 논란에 이어 불거져…본선국면서 악재 되나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이 상원의원 시절인 1990년대에 여성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봄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데 이어 본선 가도에 진입하자마자 성폭력 주장이 다시 불거지면서 자칫 대선 국면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타라 리드(56)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에게 과거 성폭력을 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리드는 지난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적절한 신체접촉 주장을 제기했던 여러 여성 가운데 한명으로,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상원 의원실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거짓 주장'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NYT에 따르면 리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93년 상원 의원실에서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벽에 붙여놓고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리드는 1993년 당시에도 상원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현재는 관련 서류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NYT는 리드가 지난 9일 자신의 피해 사실을 워싱턴DC 경찰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NYT는 리드는 한 해 전인 1992년부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의원실에서 일을 시작했고, 1993년 8월까지 급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리드는 당시 인턴 관리를 돕는 사무 보조원으로 일했다.
리드의 친구는 리드로부터 당시 그 같은 주장을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고, 리드의 또 다른 친구는 리드가 그 같은 얘기를 수년에 걸쳐 얘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여성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논란 당시, 리드는 NYT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의 목을 만지거나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감는 등 불쾌한 방식으로 접촉했다고 말했었다.
리드의 주장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8일 중도 하차해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리드는 27년 전의 일을 지금 경찰에 제기한 것에 대해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은 '3세대 민주당원'이라면서 지난달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캘리포니아주 프라이머리 당시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투표했지만 이번에 피해 사실을 밝힌 것은 정치와는 관련이 없고, 샌더스 상원의원을 돕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선 캠프의 케이트 베딩필드 부본부장은 성명을 통해 "확실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사실은 전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베딩필드 부본부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공직생활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관련한 문화와 법을 바꾸는데 헌신해왔고, 여성폭력방지법안에 서명하고 이 법안의 통과와 연장을 위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NYT는 리드와 함께 근무했던 수명의 인사들은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리드나 다른 어떤 여성에 대해 그 같은 행동을 했거나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리드와 함께 근무했던 2명의 다른 인사도 리드의 주장을 처음 듣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해 부적절한 신체접촉 논란 당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그는 "만약 내가 그렇게 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면 정중하게 듣겠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결코 나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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