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지역서 하루 신규 확진 1∼2명…전문가들은 '시기상조' 지적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15일까지 설정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기한연장 없이 끝날지 관심사다.
베트남 보건부는 13일 코로나19에 2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26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0일 2명, 11일 1명, 12일 2명 등 최근 신규 확진자가 하루 1∼2명에 그쳤다.
또 10일부터 나온 확진자 7명 가운데 1명은 해외에서 입국하자마자 격리시설에 있었고, 나머지 6명은 당국이 지난 7일 봉쇄한 하노이시 메린현 하로이 지역에서 나왔다.
보건 당국은 지난달 12일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현지 최대 종합병원인 하노이 박마이 병원에 다녀간 하로이 주민이 이달 5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이웃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자 지난 7일 하로이 지역을 봉쇄했다.
또 주민 1만1천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박마이 병원은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지난 12일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가 해제됐고, 베트남에서 또 다른 집단감염지로 꼽힌 호찌민의 한 맥주 바와 관련한 확진자도 뜸하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당국이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한 채 강도 높게 진행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애초 설정한 15일 끝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베트남 국적 항공사들은 그동안 극히 제한적이었던 국내선 여객기 운항을 16일부터 대부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는 출퇴근과 식료품 구매 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외출할 수 있고, 식당과 마사지숍 등 대다수 서비스 업종의 영업이 중단된다. 화물을 제외한 지역 간 이동도 제한된다.
이 때문에 서민들이 생계난을 겪자 하노이와 호찌민 등지에 독지가의 후원으로 하루 쌀 3㎏ 안팎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동 쌀 배급기'(쌀 ATM)가 등장하기도 했다.
현지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런 생계난 해소를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론을 펴고 있다.
현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응우옌 후이 응아 전 보건부 예방의학국장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는 좋은 소식이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다"면서 "15일간의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에도 신규 확진자가 있으면 집단감염지를 봉쇄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쩐 닥 푸 전 예방의학국장도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잘 실행돼야 집단감염이 크게 확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를 위한 국가지도위원회는 13일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연장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호찌민시는 홍콩 기업이 투자해 현지에서 7만명가량이 근무하는 신발공장의 가동을 13일부터 15일까지 중단하는 방안을 마련, 응우옌 쑤언 푹 총리에게 승인을 요청했다.
(ENG·中文) '코로나19, 끝장 보자'…北, 국가밀봉·거리두기 고수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