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국내 국채 금리가 적정한 수준보다 높게 형성돼 있어 국채를 매입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해 금리를 하향 안정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연구위원은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본격적인 양적 완화 수단으로 국채 매입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국채 매입 정책 효과가 충분히 나타날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연구위원은 현재 국채가 수급 불균형 때문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으며 안전자산으로서 기능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국채 금리는 주요국보다 현저히 높고, 작년 말 국내 기초경제여건에 부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금융과 실물경제의 위기상황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심 원인은 국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라며 "금융기관이 유동성 부족으로 국채를 매수할 여력이 부족한 가운데 정부는 위기에 대응할 긴급 재정 지원 정책을 위해 국채 발행량을 늘리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 원인이 수급 불균형에 있기 때문에 시장 수급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채 매입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는 이미 실효 하한에 근접해 중장기 국채금리 하락을 직접 유발할 여지가 크지 않지만, 기준금리가 중장기 국채 금리의 하한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추가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월 말보다 3.4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1.070%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는 연 1.551%로 전월 말보다 21.8bp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50bp 전격 인하했으나 국채 금리는 단기물만 소폭 하락하고 장기물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백 연구위원은 국채 매입의 효과에 대해 "최근 한국은행이 국채를 매입하자 장기 금리가 크게 하락한 사례가 있다"며 "국내에서 중앙은행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국채 매입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채 매입은 어려움을 겪는 회사채 시장 안정과 함께 채권시장 안정펀드 등에 여력을 제공해 선별적 지원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정책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