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장관,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보유외환 사용 시사

입력 2020-04-14 01:14  

브라질 경제장관,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보유외환 사용 시사
현재 3천600억 달러 수준…"절반만 있어도 돼" vs "환율 불안 가중할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경제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보유 외환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전날 상원의원들과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협의하면서 보유 외환 사용을 주장했다.
게지스 장관은 현재 3천600억 달러 수준인 보유 외환이 절반 규모로 줄어들어도 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보유 외환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확대에 힘입어 그동안 연평균 25%씩 증가했다.
좌파 노동자당(PT) 정권 출범 직전인 지난 2002년에 377억 달러였으나 2011년부터 3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보유 외환을 섣불리 건드리면 환율 불안을 가중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현재 달러당 5헤알을 훌쩍 넘었다.
이는 하이퍼 인플레 문제 해결을 위해 1994년 7월에 헤알 플랜(Plano Real)을 도입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헤알화 환율은 올해 들어 30% 가까이 올랐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 외환을 풀면 헤알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
게지스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성장률이 -4%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일찍 진정세를 보이면서 사회적 격리가 종료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1%대로 예상했다.
그러나 세계은행(WB)은 올해 브라질의 성장률 전망치를 -5%로 제시했다. 이 전망이 맞으면 브라질 경제는 1990년(-4.35%)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 자료를 기준으로 성장률이 -5%대를 기록한 것은 1901년 이래 한 번도 없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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