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산불, 체르노빌 코앞 접근…정부가 위험성 은폐"

입력 2020-04-14 09:56   수정 2020-04-1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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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산불, 체르노빌 코앞 접근…정부가 위험성 은폐"
현지 활동가 주장…정부 "주요 시설에 위협은 없다는 게 중론"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고 원전 코앞까지 접근하며 또다시 방사능 유출 우려가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활동가들은 산불이 폐원전 및 핵폐기물 처리장과 불과 1마일(약 1.6㎞)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번졌다면서 정부가 사고 위험성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르노빌 전문 여행업자 야로슬라프 예멜리야넨코가 페이스북에 올린 화재 현장 영상에 따르면 1986년 폭발 사고가 벌어진 4호기 원자로 잔해에 조성된 방호시설 인근에서 화염과 함께 연기구름이 피어올랐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예멜리야넨코는 불길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버려져 폐허가 된 도시인 프리피야티까지 번져 원전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까지는 고작 2㎞ 거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과 함께 "상황이 심각하다. 이 지역이 불타고 있다"면서 정부가 화재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러시아지부도 이번 화재가 우크라이나 당국이 추정한 것보다 더 큰 규모라면서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당국은 화재 진화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체르노빌로부터 약 90㎞ 떨어진 수도 키예프에서는 모든 방사선 수치가 정상 수준이라면서 '종말론적 경고'에 휩쓸리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이어 "원전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출입금지지역 내 다른 중요 시설에 대한 위협은 없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라며 소방대원 300여명과 소방차 10여대는 물론 항공기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화재 현장이 폐원자로와 같은 민감한 시설들과 정확히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화재는 지난 4일부터 체르노빌 원전 주변 대피령 지역에서 현지인들이 잔디를 불에 태우다 발생한 것으로 주말 새 강풍이 불면서 크게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원자로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 출입 통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를 받는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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