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룽창 등 인민대표대회 잇따라 열어
경제성장률 목표치·경기 부양책 등 제시 예고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여러 지방이 이달 인민대표대회(인대) 회의를 속속 개최한다.
중국은 통상 각 지방 인민대표대회 전체회의가 모두 열리고 나면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회의를 열었다는 점에서 3월 열리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전인대 연례 회의 개최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인대에 따르면 항저우시 인대는 이달 하순 전체회의를 연다.
항저우시는 작년에는 1월 인대 전체회의를 열었는데 올해는 인대 전체회의 개최 시기가 석 달가량 늦어졌다.
중국의 각 지방과 중앙은 매년 봄 전체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인대 전체회의를 열어 그해 예산 등 경제 운용 방침을 확정하고 각종 중요 법률안을 통과시킨다.
항저우시는 작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7.0%가량'으로 설정한 바 있는데 올해는 이보다 낮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많은 글로벌 기관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에서는 성·시·현에 각각 지방 의회격인 인대가 있고, 중앙에는 국회 격인 전국인대(전인대)가 있다.
각급 인대 전체회의는 연간 한 차례만 열리는 것이 관례다. 나머지 기간에는 각급 인대의 수뇌부 격인 상무위원회가 인대 전체회의의 권한을 위임받아 입법 등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쓰촨성 룽창(隆昌)시는 13일 시 인대 전체회의를 개막하고 올해 8.0%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다. 룽창시는 작년엔 3월 초 인대 전체회의를 열었는데 올해는 개최 시기가 조금 늦었다.
광시좡족자치구의 친저우(欽州)시도 이달 22∼24일 올해 인대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많은 지역이 자체 인대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항저우 등 상당 수 지역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인대 전체회의를 열지 못했는데 이들 지역이 뒤늦게 회의를 속속 개최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중국이 5월 이후 전인대 연례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중국은 5월 15일까지 각국 외교관의 추가 입국을 자제해달라고 각국에 요청한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5월 15일이라는 특정 날짜를 제시한 점에 특히 주목하면서 중국이 5월 15일 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염두에 두고 날짜를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다만 중국에서 최근 우한 봉쇄가 풀리고 무증상 감염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은 여전히 전인대 연례 회의 개최 문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전인대 연례회의는 매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공개하고 예산을 확정하는 등 경제 운용 방향을 제시하는 행사다.
따라서 중국 내부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충격을 받은 경제를 본격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전인대 연례 회의가 개최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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