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프듀) 101'의 중국판 방송에 출연하는 아프리카 혼혈 참가자에게 인종차별적인 비난이 쏟아져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프리카 콩고 출신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중페이페이(仲菲菲·24)는 최근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인 '촹짜오잉2020'(創造營2020)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랴오닝성 출신인 중페이페이는 미국 보스턴대학 학부 졸업 후 존스홉킨스대 대학원에서 테러대응 및 국제안보를 공부하던 중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프로그램 제작사인 텐센트(騰迅·텅쉰)는 지난 8일 중페이페이를 포함한 참가자 명단을 공개했다.문제는 공개 직후에 불거졌다.
중국 온라인상에서 중페이페이의 아프리카계 혈통과 외모를 지적하는 비난 글이 쏟아졌다.
중페이페이는 프로그램 참가 전에도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셀카 사진을 올렸다가 인종주의적인 비난댓글의 공격을 받은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다만 중페이페이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온라인상의 움직임이 많고, 베트남·브라질 등 해외 팬들의 지지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페이페이에 대한 비난은 최근 중국 남부 광둥성의 아프리카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논란이 외교 문제로 비화한 상황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중국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에는 최근 광저우(廣州)의 일부 아프리카인이 집주인으로부터 쫓겨나거나 임의적인 격리 조치에 처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베이징 주재 아프리카 대사 그룹은 최근 공동 서한에서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중국 외교부는 모든 차별 행위에 반대한다면서 아프리카인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무부 관리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아프리카인에 대한 잘못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간질 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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