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러시아로부터 유입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중국 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접경인 헤이룽장성 지도부가 최근 환자가 늘고 있는 하얼빈(哈爾濱)시를 강하게 문책했다.
16일 창안제즈스(長安街知事)와 헤이룽장일보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왕원타오(王文濤) 헤이룽장성 성장은 전날 관련회의에서 쑨저(孫喆) 하얼빈 시장을 비판하고 방역 개선을 요구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비행기가 일주일에 한 편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러시아 주재 중국인들은 러시아 국내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뒤 육로로 헤이룽장성 쑤이펀허(綏芬河) 등을 거쳐 귀국했다.
이 때문에 쑤이펀허 세관의 여객 통행이 막힌 지난 7일전까지 헤이룽장성으로 들어온 환자들이 계속 확진되면서, 15일 기준 헤이룽장성 내 역외유입 확진자 수가 356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주인구 1천만명인 헤이룽장성 최대도시 하얼빈에서는 지난 9일 다시 신규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5일까지 모두 2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환자 1명이 10명에게 전염시키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왕 성장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하얼빈시의 인식 부족을 보여준다"면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문책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법에 따라 관련기관과 관계자의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헤이룽장성 수뇌부는 이날 회의에 앞서 하얼빈시에 두차례 공문을 보내 "현지에서 책임을 다하고 방역 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형식주의 문제를 즉시 감독·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하얼빈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보건분야 책임자인 시위생건강위원회 주임 등이 면직됐다고 밝혔다.
최근 헤이룽장성에서는 쑤이펀허 등을 통한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금제를 시행할 정도로 코로나19 우려가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하얼빈시는 해외에서 하얼빈으로 오는 모든 사람 등에 대해, 2주간 시설 격리 후 2주 더 자택에 격리하는 식으로 모두 4주 동안 격리조치를 하도록 했다.
또 하얼빈 일부 주거지역(小區)은 외부인 출입을 막고 주민들도 출입 시 체온을 재도록 하는 등 '봉쇄식 관리'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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