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수락산역 탈선 사고는 레일 관리 부실 탓"

입력 2020-04-17 07:05  

"작년 3월 수락산역 탈선 사고는 레일 관리 부실 탓"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 중간보고서…레일 간격·마모 기준 초과
서울교통공사 의견 청취·내부 심의 등 거쳐 내달께 최종 결과 공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작년 3월 발생한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 부근 탈선 사고는 레일의 간격과 마모 상태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17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사고 구간의 궤도 궤간(두 레일의 간격)은 최고 19.1㎜로, '선로정비규정' 정비기준(14㎜)을 5.1㎜ 초과했다. 2호차 탈선 위치에서는 정비기준을 0.1㎜ 초과했다.
조사위는 중간보고서에서 "곡선부에서 궤간이 확대돼 대차 회전량이 커지면서 탈선계수가 증가해 차륜 플랜지(테두리의 돌출 부분)가 레일을 타고 올라 탈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작년 3월14일 오후 7시22분께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에서 도봉산역으로 이어지는 터널에서 8량짜리 열차의 2호차 바퀴가 레일에서 벗어나면서 멈춰 서는 바람에 승객 290여명이 선로를 따라 도봉산역으로 긴급 대피했다.
조사 결과 서울교통공사 궤도처에서 '궤간 정비시는 레일 마모상태를 감안해 시행해야 한다'는 선로정비규정 6조1항을 레일 편마모량을 차감해 정비하는 것으로 임의 해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궤간이 19.1㎜인 구간에서 편마모량 9.5㎜를 제외, 궤간이 9.6㎜인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실제로는 정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구간은 레일이 주행 차륜의 플랜지와 2점 접촉이 쉽게 발생하도록 마모된 것으로 확인됐다. 2점 접촉은 한 쌍의 열차 바퀴와 레일이 2개의 점 또는 면으로 접촉하는 것을 말하며, 통상의 열차 바퀴와 레일은 1점 접촉이다.
2점 접촉은 열차 바퀴의 구름반경(rolling radius·바퀴가 한 번 돌 때 바퀴 중심이 지나가는 거리를 원주로 하는 가상적인 바퀴의 반지름) 차이를 만들어 곡선 추종성(앞바퀴 조향에 따른 뒷바퀴의 따라옴)을 낮추고 바퀴와 레일의 마모를 증가시키며 열차의 탈선에 영향을 미쳤다.

조사위는 또 "선로정비규정에 레일 마모와 진행 형태에 대한 정량적 기준을 정하지 않아 레일 바꿔놓기 또는 돌려놓기가 기준 없이 이뤄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고 열차의 2·3·4호차의 바퀴는 사고 직전인 작년 3월 8∼13일 차량 바퀴의 일부분을 깎아 바퀴와 레일의 접촉을 부드럽게 하는 삭정 작업을 했고, 탈선된 2호차의 바퀴 플랜지 표면에는 삭정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 흔적으로 열차 바퀴와 레일간의 마찰 계수가 건조 상태의 마찰계수보다 증가해 탈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위는 보고 있다.
사고 구간의 개통(1996년 10월) 이후 2018년 12월말 기준 누적 통과 t수는 4억952만7천823t으로, 레일 수명 기준 10억t 대비 약 41%로 레일 교환 주기가 돌아온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누적 통과 t수 5천만t마다 0.1㎜ 이상 연마 작업 등을 시행해야 하는 선로정비규정상 해당 구간은 개통 이후 2018년 말까지 최소 8번의 레일 연마 작업이 이뤄져야 했지만 실제로는 2018년 8월 단 한 차례만 레일 연마작업을 해 레일 마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위는 서울교통공사의 의견 청취와 내부 분과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다음달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사가 지연되면서 사고 발생 1년이 지나면 중간보고서를 게재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잠정 조사 결과를 공개한 것"이라며 "최종 보고서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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