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서 더 꼬인 리비아 내전…휴전 난망

입력 2020-04-16 18:12  

코로나19 사태서 더 꼬인 리비아 내전…휴전 난망
동부 군벌, 트리폴리에 로켓포 공격…리비아통합정부 "협상 안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리비아 내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격화하고 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실린 인터뷰에서 리비아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사라즈 총리는 "하프타르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우리를 공격할 기회로 보고 있다"며 하프타르 사령관이 최근 트리폴리 내 주택가와 발전소, 민간기관, 병원에 무차별적 포격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리비아 주재 유엔대표부(UNSMIL)도 이날 성명을 내고 리비아에서 계속 폭력이 늘어나는 점이 우려된다며 피란민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리비아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군의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리비아통합정부가 리비아국민군에 빼앗겼던 해안도시 사브라타를 비롯한 여러 지역을 탈환하자 리비아국민군은 14일 트리폴리에 로켓포를 대거 발사해 주택 등을 파괴했다.

앞서 리비아국민군과 리비아통합정부는 지난 5일 트리폴리 남부에서 전투를 벌였다.
그러나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은 코로나19 사태를 챙기느라 리비아 내전에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리비아 주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리비아 당국에 따르면 15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36명 나왔고 이들 중 1명이 숨졌다.
리비아는 오랜 내전으로 의료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전염병이 퍼질 경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리비아통합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열흘 동안 보행자 등을 제외하고 하루 내내 통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리비아에서는 작년 4월 초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을 향해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내전이 심화했다.
지난 1년 동안 양측의 충돌로 1천명이 넘게 숨지고 약 15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고, 2014년부터 리비아통합정부와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됐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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