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잘 했다는 건 순진한 생각" 투명성 의심
중국 서방폄하 속 미국·영국 '중국 팬데믹 책임론' 맞불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깎아내린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항의한 데 이어 중국의 위기대처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코로나 19 위기에 잘 대처했다고 말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중국에서 일어났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는 투명성과 거리가 있는 중국의 권위주의 통치체계를 고려할 때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통계만을 갖고 중국의 위기 대처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최근 주프랑스 중국 대사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랑스가 "노인들을 요양원에서 죽도록 내버려 뒀다"며 프랑스의 전염병 대처 방식을 비하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이후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프랑스 정부는 바로 중국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으며, 중국은 이번 논란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권위주의 정권의 신속한 상명하복식 코로나19 대응 방식이 서구 민주주의 사회의 약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열린 사회와 진실이 억압된 사회는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더 잘 처리해왔다고 말할 정도로 순진해지지는 말자"며 "우리가 알 수 없는 일들이 분명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염병과 싸우기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서방의 민주주의 국가들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보건 위기가 있다는 이유로 당신의 근본을 이루는 DNA(민주주의 가치)를 폐기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도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중국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전 세계를 통틀어 공식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배출했다는 지적에 다른 나라들이 사망자 수를 숨기고 있다고 지난 15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 "이런 나라들의 수치를 정말 믿는 사람이 있느냐"고 되묻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시장이 아니라 중국 우한의 한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보고를 조사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발병과 조기차단 실패에 의문을 제기했다.
라브 장관은 어떻게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종식된 뒤에는 상황이 평소 같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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