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치명률 5% 넘어…검사 많은 한국 등은 훨씬 낮아"

입력 2020-04-18 13:24  

"미국 코로나 치명률 5% 넘어…검사 많은 한국 등은 훨씬 낮아"
WP "실질적 치명률 혼선…검사 많아져야 정확한 유행전망 가능"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증으로 인한 치명률(사망자 수/확진자 수)이 5%를 넘기며 치솟는 흐름을 보인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각 주 정부가 언제, 어떻게 경제를 재개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코로나 19가 얼마나 치명적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코로나 19 치명률은 나라마다 다르고, 확산 추이에 따라 주간(週間)별로도 다르다.
독일에서는 확진자 100명당 3명보다 낮은 수치의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보다 무려 5배나 높다.
일반적으로 한국, 독일, 노르웨이 등 검사를 많이 하는 나라일수록 치명률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매우 신중한 검사전략을 채택한 싱가포르의 경우 16일 현재 치명률이 0.2%에 불과하다. 계절독감의 2배 수준이다. 다만 싱가포르는 최근 들어 집단 발병으로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 어느 정도 유행이 진행된 다른 국가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
미국에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3월 하순 치명률 1.35%에서 4월 15일에는 4% 이상으로 치솟았다.

WP는 감염자 다수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탓에 정확히 치명률을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미시간주에선 7.2%로 치명률이 올라갔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응급구조단 의료국장은 "솔직히 매일 그걸 얘기한다. 우리 모두 의아해하는 건 실질적인 치명률이 도대체 얼마쯤 인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는 애초 사망자 수 2천579명을 이달 17일 3천869명으로 갑자기 수정하면서, 무려 1천명 넘게 사망자 수를 잘못 산정하는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웨인스테이트대학 감염병 전문가 티나 코프라는 "검사를 더 많이 해야 한다. 검사 없이는 미지의 세계, 미지의 환경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확한 치명률을 파악하려면 적극적인 진단검사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WP는 "한국, 독일, 노르웨이는 매우 높은 검사 비율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높은 검사 비율은 경계 안에서 이 질병에 대해 더 나은 전망을 가져다준다"고 권고했다.

일부 학자들은 코로나19를 20세기 초반 막대한 인명피해를 남긴 '스페인 독감'과 비교하기도 한다.
1918~1920년 대유행한 인플루엔자 당시 역사학자들은 미국에서 67만5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가 218명에 이른다는 추정 연구도 있다.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 도널드 포탈 면역학자는 "사실 치명률이 1918년 독감보다 높다면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내 세대에서는 이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만약 코로나19가 장기간 유행한다면 스페인 독감만큼 사망자가 많아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특히 코로나19는 초기에 알려진 것보다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폴리시랩의 데이비드 루빈 소장은 "코로나19에 관한 담론에서 치명률보다 전염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치명률은 낮지만 전염성은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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