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맞아 미국 메릴랜드·텍사스·위스콘신·워싱턴주 집회
브라질 리우·상파울루·브라질리아 등지에선 '자동차 시위'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이영섭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항의 시위도 확산하고 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주말을 맞아 공화당원과 극우 음모론 뉴스 사이트 인포워스 등이 미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기업체·상점 폐쇄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과 미네소타, 버지니아 등 3개 주를 지목해 "해방하라"는 트윗을 올린 뒤 재빠르게 잘 조직화한 시위 계획이 나왔다며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오픈 메릴랜드'(메릴랜드를 다시 열어라)라는 단체는 이날 메릴랜드주의 주도 아나폴리스의 주의회 인근에서 차를 타고 지나가는 드라이브스루 형태의 가짜 추모식을 열었다.
'우리가 알던 메릴랜드'가 사망했다며 이를 애도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도로를 막고 경적을 울려댔다.
이 행사를 주최한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스 카운티의 공화당 의장인 짐 워스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5월 1일로 잡힌 재가동 일자를 더 미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포워스는 이날 텍사스 주의회 의사당 앞 계단에서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시위의 목표가 "지역의 하찮은 독재자가 내린 권위주의적 봉쇄 명령에 항의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참석자가 데려온 7살짜리 딸은 백신에 반대한다는 표지판을 들고 있었다.
위스콘신주에서도 봉쇄령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나 장갑을 끼지 않은 채였다.
'모든 위험에도 자유를'이라는 단체는 19일 워싱턴주 주의회 의사당에서 자택 대피 명령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며, 애리조나주에서도 19일 차를 이용한 항의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15일 자택 대피령이 연장된 미시간주에서는 주도 랜싱에서 수천 명이 차량을 몰고 나와 경적을 울리며 '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16일에는 버지니아 주지사 관저 앞 광장에서 주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는 '피크닉 시위'를 벌이며 경제 활동 재개를 촉구했다.
캘리포니아주 해변 도시 헌팅턴비치에서도 17일 수백명이 차를 탄 채 행진하며 경제 활동의 재가동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자택 대피령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포옹하거나 셀카를 찍었고, 일부 참가자는 '트럼프 2020'이란 깃발을 흔들었다고 CNN은 전했다.
또 오하이오·켄터키·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유타주에서도 최근 경제 재가동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뉴저지주 검찰총장은 17일 항의 시위를 계획했던 주최자 한 명을 비상 명령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브라질에서도 이날 봉쇄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브라질리아에서 시민 수백명이 트럭과 오토바이 등을 동원한 시위에 나섰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에선 시위자들을 태운 자동차 100여대가 관광 명소인 코파카바나 해변 인근 애틀랜타 거리를 가득 메워 정체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폐쇄 조처를 도입한 당국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항의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을 통해 정치인들이 과도한 공포를 유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람들은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현 상황에 유연성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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