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시설 '운영중단'→'운영자제' 권고…정부 "이용 자제 당부"
확진자 81%는 '집단감염' 관련…교회 예배서 잇단 확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되 강도를 완화해 시행하기로 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싱가포르가 학교 개학 등 일상으로 복귀한 후 확진자가 폭증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한 자릿수로 줄어든 신규 확진자가 언제든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집단감염의 발원지가 됐던 교회, 의료기관 등과 더불어 다시 문을 여는 학원, 유흥·종교·체육시설 등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정부는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되 종교·체육시설 등 밀집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권고를 '운영자제' 권고로 완화하는 등 실천 강도를 낮추기로 했다.
그동안 밀집시설은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면 운영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이제는 방역지침을 지킨다면 운영을 중단할 필요는 없게 된 것이다.
사실상 운영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문을 닫았던 교회, 헬스장, 학원, 유흥시설 등이 하나둘씩 운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밀집시설은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발원지였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특정 집단이나 장소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퍼지는 양상을 보였다.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8천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줌바댄스, 콜센터, 요양병원 등에서도 대규모 집단감염이 벌어졌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81%는 이런 집단감염 관련 사례다.
특히 교회 예배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될 때도 확진자가 꾸준히 나왔던 만큼 정부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 외에도 전국에서는 만민중앙교회, 은혜의강교회 등에서는 수십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도 부산에서는 간호사 딸을 둔 교회 신도인 아버지가 딸과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아버지는 부활절인 이달 12일 교회 예배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는 해당 교회를 폐쇄하고 신도 160여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교회에서는 야외 주차장 등에서 신도들이 차에 탄 채 예배를 보는 '승차 예배', '온라인 예배' 등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완화된 만큼 오는 주말에는 일반 예배를 보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술집, 클럽 등 유흥시설도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다. 코로나19는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있을 때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경기 평택 미군부대 앞 와인바에서는 업주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와 관련한 확진자가 20여명 가까이 불어났다.
헬스장을 비롯한 실내체육시설, 클럽 등도 이용객이 많아지면 대규모 코로나19 전파가 벌어질 수 있다. 과거 충남 천안에서는 줌바댄스와 관련해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등교 개학을 고심하고 있는 '학교'도 문제다. 정부는 등교개학은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지만, 싱가포르 사례와 같이 학교 문을 열면 코로나19가 재확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밀집시설 운영제한 조치는 완화하면서도 국민에게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내일부터는 개개인에게 (밀집시설에 대한) 사용을 자제하기를 권고드린다"며 "일부 준칙을 완화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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