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부 상점가 일요일에 북적거려…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의문
"1∼2월과 비교하면 주요 역 인근 인파 70% 안팎 감소"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 전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주민들의 외출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부 다중밀집시설은 계속 영업을 하고 있고 여기에 이용자가 몰리고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상황이다.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가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의 위치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달 19일(일요일) 전국 주요 역 인근이나 번화가의 인파는 코로나19가 일본에 대폭 확산하기 전인 올해 1월 18∼2월 14일 사이 휴일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0일 전했다.
오후 3시를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인파가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오사카(大阪)시의 상업 시설 밀집 지구인 우메다(梅田)로 감소율이 86.9%에 달했다.
이 밖에 주요 지역의 인파 감소율은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79.9%, 삿포로(札晃)역 68.8%, 교토(京都)역 72.2%, 나고야(名古屋)역 77.6% 등을 기록했다.
이바라키현 소재 미토(水戶)역 인근과 기후(岐阜)현 기후역 인근이 각각 55.9%로 인파 감소율이 비교적 낮았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의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전국 주요 역의 이달 18일(토요일) 인파가 긴급사태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전인 11일(토요일)과 비교해 30∼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지 않은 이들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인 이바라키(茨城)현은 파친코업체에 휴업을 요청했으나 19일 일부 업체들이 계속 영업을 했다.
특히 현 경계지역에 있는 파친코 매장에는 지바(千葉)나 사이타마(埼玉) 등 인근 지역 번호판을 단 차량이 주차되는 등 원정 게임을 하러 온 이용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예를 들어 이바라키현 남부 모리야(守谷)시의 한 파친코 주차장에는 19일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점에 주차장에 차량 150대 이상이 늘어섰고 이후에도 차량이 계속 이어졌다.
같은 날 도쿄 시나가와(品川)구의 상점 밀집 지역인 도고시긴자(戶越銀座)는 통상 일요일보다 인파가 줄기는 했다고 하지만 사람들로 붐볐고 점심때에는 대기자가 늘어선 음식점도 눈에 띄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종합해보면 다수의 주민은 강제력이 없음에도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당국의 요청을 수용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에 동참하지 않은 이들이 존재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는 소수를 통해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의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제한적이라서 미확인 감염자가 다수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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