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대한항공[003490]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과 주관사 선정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대형사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며 아직 유상증자 규모나 주관사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등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증자 규모는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은 여객 부문 운항이 사실상 멈춘 상태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조기상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 가운데 하나다.
현재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 중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는 등 매출 급감이 이어지며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또 정부가 추가로 제시할 항공업계 지원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열리는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산업이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할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지수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대규모의 유상증자와 정부의 신용보강 등 항공산업 지원대책으로 대한항공의 재무적 리스크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유상증자 외에도 현재 추진 중인 부동산 및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이날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관련주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은 전 거래일보다 26.03% 급락한 8만1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한진칼우[18064K](-16.13%), 대한항공(-6.46%), 대한항공우[003495](-5%), 한진[002320](-5.65%)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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