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탈리아·스위스·벨기에 등 봉쇄 완화 움직임
확진세 꺾이지 않은 영국·터키는 봉쇄 완화에 신중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각국에서 봉쇄 완화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유럽에서 일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전날보다 4천676명이 늘어난 영국이다.
이어 터키(4천674명), 러시아(4천268명), 프랑스(2천489명) 순으로 신규 확진자가 많았다.
이탈리아·스페인 등에서 하루에 1만명가량이 확진 판정을 받을 때와 비교하면 유럽 내 코로나19 의 확산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누적 확진자 수는 스페인(20만210명), 이탈리아(18만1천228명), 프랑스(15만5천383명), 독일(14만6천398명), 영국(12만4천743명) 등에서 10만명을 넘겼다.
사망자 수는 이탈리아(2만4천114명), 스페인(2만852명), 프랑스(2만265명), 영국(1만6천509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코로나19 의 기세가 꺾이면서 각국은 봉쇄를 풀고 경제를 재개하려는 채비에 들어갔다.
독일은 이날부터 면적 800㎡ 이하의 상점은 문을 열 수 있도록 했고, 다음 달 4일 이후부터 등교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독일 내무부는 종교 모임 금지 조치도 일정 조건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인 이탈리아는 봉쇄령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하고 내달 초 15만명 규모의 전국 단위 코로나19 면역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항체가 형성된 대략적인 인구 규모를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스위스도 이날부터 제네바 칸톤(州)에 있는 5개 국경 검문소를 부분 개방했다.
국경 개방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이며, 공휴일은 제외된다.
앞서 스위스 정부는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접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을 폐쇄했다.
벨기에는 오는 24일 봉쇄 조치 완화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소피 윌메스 벨기에 총리는 현지 일간지 '수아르'와의 인터뷰에서 "제한 조치 해제에 있어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영국과 터키 등 코로나19의 기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 국가는 봉쇄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봉쇄조치 완화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은 "가장 큰 우려는 제2의 정점(second peak)이 오는 것"이라며 "이 경우 우리 보건과 경제에 가장 큰 손상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너무 빨리 (조치 완화 쪽으로) 움직이면 바이러스는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퍼질 것이다"라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이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터키 정부는 23일부터 나흘 간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등 31개 주를 대상으로 통행금지를 시행하기로 했다.
터키는 전 주와 그 전 주말에도 31개 주에 통행금지령을 선포했다.
이번 주는 목·금요일인 23·24일이 라마단(이슬람의 금식성월) 연휴인 까닭에 23일부터 통행금지가 시작될 것으로 점쳐졌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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