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보고…"미군 내부선 60% 이를 수도"

입력 2020-04-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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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보고…"미군 내부선 60% 이를 수도"
미국 핵 항모·병원·카운티 등서 검사해보니 무증상 환자 속출
다이아몬드프린세스 확진자 절반 무증상…"결함있는 검사라 일반화 어려워" 지적도
캘리포니아 시골마을 전 주민 1천600여명 대상 항체 검사 예정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 보고가 전 세계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핵 추진 항공모함, 산부인과 병동, 캘리포니아주(州) 일부 카운티 등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해보니 증상이 없는 확진 환자가 적지 않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00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1명이 사망한 핵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서는 증상을 보인 확진자 비율이 대략 40%로 파악됐다고 필립 소여 미 해군 준장이 밝혔다.
뉴욕의 한 병원에서는 2주 동안 입원한 모든 임산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결과 증상이 없던 산모의 14%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 33명 중 29명은 검사 당시 증상이 없었으나, 일부는 나중에 증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도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승무원과 승객 중 절반 가까이는 당시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이 중 18%는 시간이 지나서도 전혀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상당수가 무증상이며 그 비율은 25%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고, 존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군 내부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60∼70%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수치는 결함이 있거나 부적절한 검사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마이클 미나 박사가 지적했다.
이들 검사는 목과 코에서 검체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많지 않은 이들이 처음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시간이 지난 뒤 양성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당시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발병하는 사례는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추후 증세를 나타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시점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좀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항체검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혈액 샘플을 분석해 특정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함으로써 과거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면역항체 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에서는 3천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항체검사에서 1.5∼2.8%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이 비율을 카운티 전체에 적용하면 공식 발표된 확진자보다 50배 많아진다고 AP는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검사는 페이스북 광고로 모집한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모집단이 대표성을 띠지 못하므로 이 수치를 무증상 감염자 비율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 설치한 6개 승차진료소에서 863명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한 결과를 바탕으로 LA 카운티에 거주하는 성인의 4%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번 연구 역시 모집단이 작고 실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까지 고려하면 그 비율은 낮게는 2.8%, 높게는 5.6%로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 역시 공식 발표되거나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AP는 최근 들어 발표된 잇단 연구 결과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모집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게 아닌 만큼 단편적인 결과만으로 무증상 감염 비율을 일반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은 상대적으로 고립된 캘리포니아 북부 시골 해변 마을 볼리나스 주민 1천680명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검사를 해 코로나 19가 어떻게 확산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대학은 동시에 볼리나스 마을과는 정반대로 많은 인구가 밀집해있고, 다닥다닥 붙어사는 샌프란시스코 미션 지구에서도 동일한 항체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감염과 전파 과정에서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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