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감염으로 응급의료 전문병원 구급센터 환자 수용 중단
요미우리신문 "적극적 검사로 전환해라"…드라이브 스루 추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하는 가운데 수도 도쿄에 있는 대규모 전문 의료기관의 주요 의료 서비스가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응급의료체계가 붕괴하는 가운데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영향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도쿄도(東京都)에 있는 15개 특정기능병원의 외래 진료 및 수술에 제한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다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줄어든 데다 감염 사실을 모르고 병원을 찾는 환자로 인해 원내 감염이 발생할 우려도 있어 주요 병원들이 통상 제공하던 의료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지케이(慈惠)의대병원과 게이오(慶應)대병원이 신규 외래 진료를 원칙적으로 중단했고 도쿄대병원 등 6개 대학병원이 외래 진료와 건강 진단을 일부 제한하는 등 도쿄의 모든 특정기능병원이 외래 진료를 대폭 축소했다.
도쿄대병원 등 11개 병원과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 등 2개 의료기관은 일부 수술을 연기하거나 수술 시행을 축소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의 기능 위축에 관해 아마노 신스케(天野眞介) 전국암환자단체연합회 이사장은 "치료나 수술 연기에 관해 많은 환자가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병이 악화하거나 구할 수 있는 목숨을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급 의료도 중단하거나 축소되고 있다.
지케이의과대병원 등 3개 병원은 원칙적으로 구급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고 교린(杏林)대병원은 구급 이송된 환자에 대해서만 실시하기로 했다.
도쿄 외 지방 의료기관에서도 외래 진료나 수술 등 통상의 의료 활동 제한이 확산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특정기능병원은 고도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수준 높은 의료 기술을 개발하거나 전문 인력을 연수하는 등의 기능을 갖췄다는 것을 후생노동상이 승인한 의료기관으로 한국으로 치면 상급종합병원과 비슷하다.
작년 4월 1일 현재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일본 열도 전역에 86개의 의료기관이 특정기능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일선 병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부담 및 위험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따른 부담도 크지만 원내 감염이 발생하면 의료 기능에 심각한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게이오대병원과 교토(京都)대 병원 등은 원내 감염을 우려해 수술 실시 전에 환자에 대해 자체적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하는 실정이다.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 환자를 수용하는 3차 구급병원인 도쿄도립 보쿠토(墨東)병원은 의사 7명을 포함해 환자와 지원 등 1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12일 새로 드러났다.
앞서 확인된 것까지 포함하면 이 병원과 관련된 확진자는 39명에 달했다.
결국 보쿠토병원은 구명구급센터에서 신규 환자 수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119에 신고해도 병원을 확보하느라 몇 시간씩 대기하는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원내 감염까지 발생해 응급 의료 체계의 붕괴를 가속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 확산에 제동을 걸도록 PCR 검사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부는 검사 대상을 좁혀온 방침을 전환해서 적극적으로 검사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검사 확대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유효할 것이라고 사설을 썼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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