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옮긴다' 의사 잇단 폭행에 인도 정부 강력 대응(종합)

입력 2020-04-23 18:22  

'코로나 옮긴다' 의사 잇단 폭행에 인도 정부 강력 대응(종합)
최대 7년형 및 벌금형 도입…의료진, 열악한 숙소 현실 고발하기도
파키스탄 누적 확진자 1만명 넘어…한국 추월 임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의료진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이유로 곳곳에서 공격당하자 정부가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23일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의료진에 대한 폭력 행위가 발생할 경우 최대 7년 형에 처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긴급 통과시켰다.
프라카시 자바데카르 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민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에 경의를 표하지만 일부는 오히려 공격에 나섰다"며 관련 폭행 사안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바데카르 장관은 "의료진을 공격하면 5만루피에서 50만루피(약 80만∼800만원)의 벌금형과 6개월에서 7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가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설 정도로 최근 인도 의료진에 대한 공격은 심각한 상황이다.
마디아프라데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이 코로나19 검사를 하던 의료진을 향해 돌을 던지고 쫓아가며 폭행했다. 의료진이 자신들의 마을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른 일부 지역 주민은 의료진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귀가하지 않고 차에서 밤잠을 자는 한 의사의 사연을 보도하기도 했다.
뉴델리 시내에서도 이달 초 귀가하던 여의사 2명이 괴한들에게 공격받는 등 의료진의 수난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도 의료진은 하루 동안 검정 배지를 달고 근무하며 시위할 계획을 세웠다가 정부 측의 만류로 철회하기도 했다.

인도는 전반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데다 이처럼 의식 수준이 낮은 국민도 많아 의료진은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인도 의사들은 정식 보호 장비 대신 비옷이나 오토바이 헬멧을 사용할 정도로 사정이 나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최근 숙소로 사용되는 공립학교의 열악한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을 살펴보면 숙소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데다 화장실도 관리가 되지 않아 매우 더러운 상태였다. 의사들에게 제공된 식사도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인도에서는 23일 오후 3시 현재 2만1천393명(사망자 681명·보건부 공식 집계)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날 같은 시간 대비 1천40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파키스탄에서는 22일 밤 누적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섰고, 23일 1만513명(이하 월드오미터 기준)을 기록했다.
최근 하루 500∼700명가량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한국의 확진자(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 23일 0시 기준 1만702명) 추월도 임박한 상황이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임란 칸 총리는 감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칸 총리는 15일 코로나19 확진자인 한 자선단체 대표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감염 우려가 제기됐다.

또 방글라데시 정부는 25일 끝날 예정이던 임시 공휴일을 다음 달 5일까지 연장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방글라데시는 공식 봉쇄령이나 통행금지령 대신 임시 공휴일 지정을 통해 주민의 이동과 외출을 일부 통제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누적 확진자 수는 4천186명(사망자 127명)이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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