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는 고전 끝에 실적 선방…2분기 충격 본격화 우려

입력 2020-04-23 16:36  

현대차 1분기는 고전 끝에 실적 선방…2분기 충격 본격화 우려
판매 감소에도 GV80 등 신차효과·환율 도움 등으로 매출·영업이익↑
"V자 반등 쉽지 않을 전망…유동성 확보 경영 최우선 과제로 추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동규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판매가 감소하며 고전했으나 매출·영업이익 등 실적은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에서 판매가 반토막이 나고 유럽·인도·중남미에서도 10∼20% 수준의 판매 감소를 이뤄졌으나 그랜저·제네시스 GV80 등 신차효과와 환율 도움으로 실적은 소폭 개선됐다.
1분기 고군분투 끝에 실적 추락을 방어했지만, 미국·유럽·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분기에는 실적이 더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 1분기 판매 감소에도 매출 선방…국내 신차효과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판매(도매)는 90만3천371대로 작년 1분기보다 11.6% 줄었다.
해외 판매는 74만4천310대로 11.1% 감소했고, 내수는 15만9천61대로 13.5% 줄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코로나 충격이 가장 먼저 가해진 중국 판매가 6만3천대로 전년 동기(13만1천대)보다 51.7% 급감해 반 토막 났다. 중국 실적을 제외하면 글로벌 판매 감소폭이 5.6%로 줄어든다.
유럽(11만9천대·-16.3%)과 인도(10만8천대·-18.7%), 중남미(4만8천대·-19.4%)에서도 판매가 꺾였다.
다만, 북미 판매가 23만3천대로 17.2% 증가하고, 러시아(5만1천대)가 4.7% 늘어나는 등 일부 지역은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았다.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현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판매는 코로나19 확산 관련 해외 주요 거점의 공장 및 딜러 셧다운(일시폐쇄)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의 견조한 판매로 글로벌 수요 대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작년 말 출시한 더 뉴 그랜저와 올해 1월 선보인 제네시스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 팰리세이드 등 신차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팰리세이드 등 모델이 미국 등 주력 시장에서 인기를 이어가며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물량 감소에도 원화 약세라는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제품 구성 개선 등도 매출 신장에 보탬이 됐다. 매출 원가율 개선도 이뤄졌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25조3천194억원으로 5.6% 늘었고 영업이익은 8천638억원으로 4.7% 증가했다.
매출 증감 사유를 보면 물량 감소로 작년 동기 대비 1조4천10억원을 손해 봤지만, 환율효과(7천580억원)와 제품 구성 개선(1조5천920억원) 등으로 손해분을 상쇄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출시한 제네시스 G80과 이달 초 내놓은 아반떼 등 추가된 신차들이 앞으로도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구자용 IR 담당 전무는 "현재 국내에 약 12만대 신차 미출고 물량을 보유한 상태"라며 "해외시장에서도 최근 출시한 주력 신차들이 판매 확대와 제품 구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안에 투싼과 제네시스 두 번째 SUV GV70, 싼타페, 코나 개조차 등 신차를 국내에 투입하고 해외 신차 출시도 차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 중국부터 코로나 팬데믹…순이익 급감·영업이익도 사실상 감소
코로나19 여파에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보다 소폭이나마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5천527억원으로 40% 넘게 감소했다.
이런 실적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은 구멍이 더 있다.
1분기 영업이익에는 현대차가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면서 반영된 1천56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김상현 전무는 "물량감소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신차 효과와 믹스 개선 효과 등으로 상쇄했으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실질이익은 약 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환율 효과도 있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이 평균 1천193원으로 작년 동기(1천125원)보다 크게 상승해 약 2천19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다.
영업 외 손익은 860억원으로 작년 1분기 3천920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1분기 나름대로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추세로 볼 때 2분기가 문제다.
현대차는 2분기에는 해외시장의 딜러 영업과 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 영향으로 수요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수익성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V자 반등 쉽지 않다"…유동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
김상현 전무는 'V'자 형태의 빠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계 차 시장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1분기엔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2분기에는 해외시장 생산·판매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 수익성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2분기 국내 시장은 개소세 인하와 신차 효과 등으로 다른 지역보다 양호하겠지만 미국과 유럽은 큰 폭 감소하고 인도도 3월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러시아, 중동, 아태 지역도 수요가 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3월에 회복세를 보였지만 소비 감소와 수출부진 장기화로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현대차는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한 유동성 확보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사 위기 대응 체제를 구축하고 본사와 해외법인 CFO를 중심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분기 단위의 유동성 계획과 지역별로 최적화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채권 발행, 크레딧 라인 활용 극대화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말 현재 자동차 부문 현금 유동성은 11조원 규모인데, 연말까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현대차는 말했다.
현대차는 또 생산 유연성 확대와 재고관리를 통한 손익차질 최소화에도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경상 투자는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우선순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향에는 변함이 없지만, 단기간에는 유연한 정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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