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시행 중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쇼핑몰 영업을 재개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UAE 두바이 정부 경제청은 강화한 위생 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쇼핑몰 영업을 허용하는 계획을 세웠다.
두바이 정부는 영업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하고 쇼핑몰에 들어갈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위생 수칙을 정했다.
또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수용 인원의 30%만 들여보내고 3∼12세, 60세 이상은 쇼핑몰 입장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쇼핑몰 운영자는 입장객의 체온과 건강 상태를 모두 검사하고 출입구와 화장실을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열 감지 카메라를 쇼핑몰 곳곳에 설치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손님을 즉시 격리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손님이 손으로 여닫는 문대신 자동문만 작동하고 식당은 1회용품만 제공해야 하는 수칙도 마련됐다.
아부다비 정부도 두바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강화한 위생 수칙을 적용하는 조건으로 쇼핑몰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2일 발표했다.
UAE 정부는 지난달 25일 사람이 모이는 쇼핑몰, 공원 등 대중 시설의 영업을 금지했다.
쇼핑몰 영업이 재개되는 시점은 24일께 시작될 라마단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에서 라마단 기간 주간에는 금식하지만 해가 진 뒤 가족과 지인을 초대해 푸짐한 저녁 식사(이프타르)를 대접하는 풍습이 있다.
저녁 식사 뒤에는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쇼핑몰과 공원이 붐빈다.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의 산유 부국에서는 세속적 욕구를 절제하는 라마단 기간에 오히려 유통, 요식 업계가 연중 가장 큰 대목을 맞고 물가가 오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중동 지역 언론에서는 라마단에 소비가 급증하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종교적 의미가 퇴색해서는 안 된다는 기사가 자주 보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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