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산안 발표 당시 1년 발행 규모보다 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향후 3개월간 1천800억 파운드(약 273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에 나선다.
이는 당초 1년간 발행 예정이었던 국채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 수입은 줄고 있지만 쓸 곳은 많아진 데 따른 조치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향후 3개월간 1천800억 파운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지난달 11일 발표된 예산안에 따르면 2020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예정된 국채 발행 규모는 1천561억 파운드(약 237조원)였다.
불과 3개월 동안에 1년간 예정했던 규모 이상의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정부 재정지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부가가치세(VAT), 소득세 등을 중심으로 정부 조세수입은 이미 감소추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재무부는 대규모 국채 발행이 "가구와 기업을 위한 전례 없는 지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국채 발행이 남은 회계연도 동안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장 초반 영국 정부 발행 채권 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앞서 재무부는 재정지출 수요가 확대되자 채권 발행과 별개로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재무부와 영란은행은 지난 9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가 영란은행 내 정부의 당좌대월 계좌인 '단기 융자 제도'(Ways and Means facility)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며, 연내 이를 갚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단기 융자 제도'는 정부가 은행으로부터 일종의 현금 서비스를 받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한다.
정부가 중앙은행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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