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제 41% 위축, 가계소비 33% 감소
기업체감경기 2008년 금융위기때보다 나빠
민간부문 취업자 절반인 1천만명 사실상 일시해고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각종 봉쇄조치로 프랑스 경제가 사실상 마취 상태에 빠졌다고 프랑스 통계청이 진단했다.
통계청(INSEE)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동향 자료에서 프랑스의 민간분야의 경제활동이 예년 수준에서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가계소비 규모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마취상태에 빠진 생물처럼 프랑스 경제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하는 상태"라면서 "기업과 가계를 위한 재정지출은 이들이 마취에서 깨어나 회복하는 것을 매우 점진적으로만 도와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인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INSEE가 매월 발표하는 체감경기지수도 4월에 전달보다 32포인트 하락한 62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것으로 1980년 이후 최저치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이 지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국적 이동제한과 상점 영업금지가 시작된 지난달에는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프랑스 통계청은 "한 달 만에 이 만큼 떨어진 것은 전례가 없으며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가 붕괴한 뒤 이어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의 낙폭도 9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달 중순 시작한 이동제한과 경제활동 제한 조치로 산업 전반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식료품점과 약국, 주유소 등 생활에 필수적인 분야를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반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특히 건설, 요식·숙박, 관광업의 경우 사실상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돼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프랑스 노동부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현재 민간경제 종사자의 절반가량인 1천만명 이상이 사실상 해고된 상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정부가 제공하는 실업급여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으며, 사실상의 실업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산업활동이 얼어붙으면서 전력 소비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송전기업 RTE는 전기소비량이 전국적 봉쇄조치 이후 예년보다 20% 줄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한꺼번에 전력소비량이 이만큼 감소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프랑스 정부는 내달 11일 이동제한령이 해제될 것을 가정하고서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