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레바논 정부가 소셜미디어에서 나이지리아인 가정부를 팔겠다는 글을 쓴 남성을 체포했다고 '데일리스타' 등 레바논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와엘 제러'라는 이름의 레바논 남성이 최근 페이스북에서 물건 등의 거래를 원하는 레바논 이용자들이 모인 그룹에 참여한 뒤 한 여성의 여권 사진과 글을 올렸다.
제러는 "나이지리아 출신 가정부를 판매한다"며 "그녀는 30세이고 매우 활동적이고 깨끗하다. 가격은 1천달러"라고 적었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에서 비판을 받은 뒤 삭제됐지만 캡처(화면 저장)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됐다.
레바논 보안당국은 제러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이런 게시물은 인신매매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레바논에서는 외국인 가정부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학대가 만연하고 매주 가정부 2명이 자살 등으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데일리스타가 전했다.
가정부로 일하는 약 25만명이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혹사당한다는 것이다.
레바논에서는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침해가 논란이 돼 왔는데 '카팔라'(kafala) 제도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중동 지역의 카팔라 제도는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의 거주 비자 발급을 위해 인적 보증을 서게 함으로써 이직·이사·출국 등을 제한하는 데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의 여권을 압류하고 계약조건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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