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에 따른 식량안보 확보 차원에서 쌀 수출을 제한하면서 자국 내 쌀 재고 과잉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4일 코로나19 사태와 곡창지대인 메콩강 삼각주에서의 가뭄 및 바닷물 역류에 따른 식량 수급 상황을 점검한다며 쌀 수출을 중단했다가 이달 10일 수출을 다시 허용했다. 이 바람에 수출량은 대폭 줄어들었다.
4∼5월 수출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적은 80만t으로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작년과 비교해 쌀 생산량이 줄지 않았는데 이처럼 수출이 제한되는 바람에 재고가 쌓이고 통관이 지연돼 업계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일간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2일 베트남 산업통상부가 주관한 회의에서 특히 메콩강 삼각주 지역 지방정부와 쌀 수출업계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응우옌 응옥 남 베트남식품협회 회장은 "4월 18일 현재 회원사들이 비축하고 있는 쌀만 194만t에 달해 6월까지 이미 계약한 170만t을 수출하더라도 20만t 이상 남고, 여름-가을 시즌에 230만∼240만t이 수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5월부터 쌀 수출을 정상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베트남 남부 롱안성 관계자는 "가뭄과 바닷물 역류에도 불구하고 올해 쌀 수확량은 작년보다 줄지 않았다"면서 쌀 수출량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한 수출업체는 1만t에 가까운 쌀이 통관 지연으로 항구에 발이 묶여 있는 바람에 하루 2억동(약 1천만원)에 달하는 보관·처리 비용을 부담하느라 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정부 규제 때문에 계약 기간 안에 쌀을 수출하지 못해 120억동(약 6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업체도 나왔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부는 정부에 쌀 수출 제한 조치를 완화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세계 3대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해 중국, 필리핀, 아프리카 등에 637만t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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