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에 철강산업 실적 '뚝'…車·건설 부진 '유탄'

입력 2020-04-24 17:09  

코로나 충격에 철강산업 실적 '뚝'…車·건설 부진 '유탄'
포스코 생산량 조절·현대제철 일부 전기로 비가동 검토 '고강도 대책'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철강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권 안에 들어가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2분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은 상황에서 철강업계는 생산량을 줄이거나 보유 자산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 철강 1, 2위인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24일 내놓은 2020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달아 급락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 급락한 7천53억에 그쳤고, 현대제철은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철강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요산업이 생산 차질을 빚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연달아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산업은 코로나19 초기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국내 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이후에는 코로나19가 미주와 유럽으로 퍼지면서 해외 공장이 셧다운(일시적 가동중단)하는 악재를 맞았다.
현대차[005380]는 1분기 영업이익이 4.7% 상승했으나 순이익은 42.1% 떨어졌고, 기아차[000270]는 영업이익은 25.2%, 순이익은 59.0% 급감했다.
현대제철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셧다운 기간이 연장돼 4월 말 기준 50만대 이상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용 강판도 30만t가량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생산기지는 타깃 시장이 자동차사여서 자동차의 가동 중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자동차용 판매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2분기에는 이런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철강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019년 연간 실적 설명회에서 철강 가격을 인상하는 기조로 수요산업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점차 원재료 인상분을 철강 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가격 인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글로벌 자동차 가격 등을 고려해서 하반기 협상을 준비할 것"이라며 "하지만 전체적인 자동차 생산이 줄어서 자동차도 쉽지 않고 철강사도 상당히 안 좋은 그런 상황"이라고 난항을 예상했다.
철강업계는 코로나19가 점차 진정되면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감소분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고 있고 그 충격도 상당한 만큼 자구노력을 병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이날 고강도 대책을 고민하고 있음을 밝혔다.
포스코는 인위적인 감산은 아니나 광양 3고로 개수를 통해 자연스러운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매주, 매월 대책회의를 진행하며 설비 가동률을 변경하고 스크랩 구매 물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주와 시장 상황 보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산·판매 활동을 유연하게 운영하며 생산 관련성이 적은 간접비용의 극한적 절감,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고강도 대책을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아예 일부 전기로 가동을 멈출 가능성이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부 박판열연 (전기로)는 비가동도 검토하고 있다"며 "고로는 정상가동하되 박판열연은 수주가 불가능하면 박판 부문을 위주로 비가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19일 현금 확보를 위해 서울영업소가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을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은 "자산 매각은 재무적으로 도움이 될 항목은 대부분 다 진행 중"이라며 "현대모비스[012330] 주식은 별개지만, 그 외에 가지고 있는 기타 자산은 전체적인 일정에 따라 매각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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