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적 기업인, 국가안보 위협 등 혐의 적용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해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관여한 혐의로 외국인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기소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현지 매체가 24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인민검찰원은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브라질 국적의 기업인 리헨리를 기소했다.
리헨리는 지난해 11월 광저우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홍콩 시위에 관여해 중국의 국익을 해치려는 미국 내 세력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는 미국 등 서방 국가가 홍콩 시위를 빌미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정치적 안정을 해치려고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에 앞서 대만 기업인 리멍추도 외국 세력을 위해 국가 기밀을 훔치고 홍콩 내 반중국 활동을 지원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중국 선전(深천<土+川>)에서 체포됐다.
톈페이룽 베이징항공우주대학 교수는 "이번 브라질인 사건은 외국 세력이 홍콩 문제에 관여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재한 지난해 10월 말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중국 정부와 언론 매체는 홍콩 시위에 외국 세력이 관여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반중국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홍콩 정부는 2003년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50만 명의 홍콩 시민이 거리로 나와 "국가보안법 반대"를 외치자 법안을 취소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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