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최대 완구업체 '마텔'(Matel)의 고급 인형 전문점 '아메리칸 걸'(American Girl)이 여성 천문학자의 이름과 이미지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피소됐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위스콘신 지역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애들러 천문대 소속 천문학자이자 비영리단체 TED의 시니어 펠로인 루시앤 왈코비츠(41)가 위스콘신주에 기반을 둔 '아메리칸 걸'과 모기업 '마텔'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왈코비츠는 지난 22일 위스콘신주 매디슨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아메리칸 걸'이 자신의 외모와 이름을 도용해 우주비행사 인형 '루시아나 베가'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아메리칸 걸이 2018년 출시한 '루시아나 베가'에는 "화성을 향해 도약하는 미래 우주비행사"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인형 가격은 98달러(약 12만 원)이다.
왈코비츠는 '루시아나 베가'가 머리에 보라색 부분 염색을 하고 있는 점, 홀로그램 신발을 신고 있는 점 등이 자신의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망원경 세트'와 '화성 거주지'를 루시아나의 액세서리로 판매하고 있는 것도 지적했다.
왈코비츠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외계 행성 탐사 계획 '케플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화성 탐사에 관한 광범위한 강의로 대중 인지도를 쌓았다.
'아메리칸 걸'은 1986년 처음 출시된 46cm 크기의 인형 시리즈로, 다양한 인종과 개성 등을 반영해 제작된다.
왈코비츠의 변호인은 "앞서 마텔 측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수용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메리칸 걸은 "여자 어린이들을 위해 독창적인 캐릭터를 창조해 온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방어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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