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핸디맨' 별 모양 세포, 학습·기억 신경회로도 제어"

입력 2020-04-25 14:13  

"뇌의 '핸디맨' 별 모양 세포, 학습·기억 신경회로도 제어"
미 베일러대 연구진, 저널 '뉴런'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뇌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성상교세포(astrocyte)는 주로 뇌 조직을 지지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성상교세포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신경회로도 직접 제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습과 기억에 필요한 시냅스(신경 연접부) 신호 전달과 신경회로 기능 조절 등에 폭넓게 관여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성상교세포의 전사 인자를 제거하는 동물 실험에서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 부위에 성상교세포가 깊숙이 작용한다는 걸 확인했다.
미국 베일러대 의대의 벤저민 데닌 신경외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25일 저널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는 통상 신경세포(뉴런)의 이온 농도 조절, 영양분 공급, 노폐물 제거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성상교세포 무리는 그 분포 영역에 따라 세포·분자·기능적 특성이 각각 다른데 특정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s)가 이런 영역 특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데닌 교수팀은, 성상교세포의 발달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NFIA 전사인자가 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생쥐 모델에 실험했다.
뇌 전체에서 성숙한 성상교세포의 NFIA를 제거한 뒤 성상교세포의 형태, 생리 작용, 유전자 발현 등의 변이를 관찰했다.
전체 뇌의 성상교세포에서 NFIA를 제거했는데도 기억 중추로 알려진 해마의 성상교세포만 유난히 변이가 심했고, 피질이나 뇌간 등 다른 부위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NFIA가 없는 해마의 성상교세포는 기능 지표인 칼슘 활성도가 떨어졌고, 뉴런(신경세포)이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을 탐지하는 능력도 약해졌다. 이는 정상적인 성상교세포만큼 뉴런과 밀접히 교류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데닌 교수는 "NFIA가 제거된 성상교세포는 뉴런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효율적인 기억 회로 작동과 신경전달을 지원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면서 "그렇게 신경 회로가 망가지면 학습과 기억 기능의 손상으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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