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주지사 "대통령 기자회견 사실에 기반해야"…미시간 주지사도 가세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의 여파로 주(州)마다 일반인들의 관련 문의로 전화통이 불이 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치료법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소속의 래리 호건 주지사는 26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이러한 상황을 전하며 "사실 기반의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3일 발언이 있은 이래 메릴랜드주의 응급 상담전화 코너에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살균제 제품을 인체에 주입하거나 복용하는 게 가능한지 등 관련 지침에 관해 묻는 전화가 수백통 걸려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메릴랜드 응급 대응처는 '어떠한 경우에도 살균제를 삼켜선 안 된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발표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보도했다.
호건 주지사는 "그릇된 정보가 나가거나 머릿속에 튀어나오는 것을 그저 이야기한다면 틀린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살균제 언급을 정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이 메시지에 집중하고 기자회견이 사실에 기반하도록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주지사가 기자회견을 할 때 경청한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의 대통령이 이러한 전 세계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같은 심각한 상황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그곳에 서 있을 때 주목한다"며 '정확한 브리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 사위'로 불리는 호건 주지사는 최근 검사 50만회 분량의 진단키트를 한국으로부터 '공수'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장외 설전을 벌이는 등 코로나19 국면에서 연방 정부의 대응 및 역할론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을 세워왔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온 민주당 소속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그것이 진지했든 아니든 이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 후에 관련 전화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단에 선 누구든 의학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며 "나는 그 누구도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살균제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을 단호히 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 이후 뉴욕시 살균제 및 표백제 노출 등 독극물 사고 신고 접수가 평소보다 늘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이 전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 당시 국토안보부 관계자가 바이러스가 고온 다습한 환경에 약하고 살균제에 노출되면 빨리 죽는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자 자외선 노출과 살균제 인체 주입을 검토해 보라고 발언했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았다. 언론을 향해 비꼬는 투로 발언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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