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이 예방 효과가 매우 크고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탈리아 알렉산드리아 지역전염병감시센터(SeREMI)의 카를로 피에트란토니 의학통계학 교수 연구팀이 총 1천만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MMR 백신과 수두 백신의 효과를 평가한 51편의 연구논문과 1천3백만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이 백신들의 부작용을 살펴본 87편의 연구논문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5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MMR 백신은 1회 접종에 홍역 예방 효과가 95%, 2회 접종에는 96%로 나타났다. MMR 백신은 생후 12~15개월과 4~6세에 한 번씩 모두 2회 접종하게 된다.
1회 접종 아이들의 홍역 발생률은 0.5%, 접종하지 않은 아이들은 7%였다.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 백신의 예방 효과는 1회 접종에 72%, 2회 접종에 86%였다.
백신을 맞은 아이들의 볼거리 발생률 1%, 맞지 않은 아이들은 7.4%였다.
풍진과 수두(varicella) 백신 효과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수두 백신은 MMR과 혼합된 백신(MMRV)으로 접종하거나 MMR 백신을 맞을 때 별도로 접종한다.
풍진 예방 효과는 1회 접종이 89%, 수두 예방 효과는 95%였다.
한편 MMR 백신의 부작용을 다룬 연구논문 중 2편의 논문은 약 120만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MMR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결과는 MMR 백신을 맞은 아이들이나 맞지 않은 아이들이나 자폐증 발생률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00여만 명의 아이들이 대상이 된 또 다른 2편의 연구논문은 MMR 백신과 여러 질병(뇌염, 크론병, 위장장애, 1형(소아) 당뇨병,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백혈병, 다발성 경화증,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 감염, 보행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MMR 백신과 이 질병들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Lancet)은 1998년 MMR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논문을 게재해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가 쓴 이 논문은 발표 직후 다른 의학 전문가들이 회의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놀란 영국의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MMR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를 불러왔을 뿐 아니라 세계 의학계에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MMR 백신 접종 거부 사태는 영국만이 아니라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까지 번졌고 랜싯은 급기야 2010년 문제의 논문을 취소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홍역 발생률이 늘어나는 추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체계적 문헌 고찰 데이터베이스인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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