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의 봉쇄 조처 완화 발표와 관련해 미사 참석 금지 해제 시점이 뒤로 밀린 데 대해 현지 가톨릭 주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주교회의(CEI)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어 정부가 가톨릭 신자들의 미사 참석을 당분간 계속 금지하기로 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주교들은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부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날 밤 대다수 기업 및 생산시설 운영을 내달 4일부로 재개하도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한 봉쇄 조처 완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미사는 그 대상에서 빠졌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달 9일부터 가톨릭 신자들의 미사 참석을 금지해왔다.
정부는 다만, 가톨릭계에서 요구해온 장례 절차 거행은 직계 가족 및 친지 중심의 15명 이내 참석을 조건으로 풀어줬다.
가톨릭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계에서도 정부의 이번 봉쇄 완화안을 두고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3월 '1차 대유행'(팬데믹) 이후 '점진적 봉쇄 완화를 통해 바이러스와 함께 생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2차 대응'이라고 명명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1.5차 대응'에 불과했다고 비꼬는 시선도 있다.
가톨릭계 반발을 인지한 이탈리아 정부는 신자들의 건강을 보장하고자 정밀한 방역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며칠 안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토되는 방역 대책은 미사 참석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신자 간 1m 이상 거리두기 등이다.
이와 관련해 점진적 봉쇄 완화 조처의 밑그림을 그리는 정부 기술·과학위원회는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일러야 내달 25일께나 미사 참석 금지가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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