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가 한달여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 봉쇄령을 해제했다.
뉴질랜드는 27일 자정을 기해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발령했던 코로나19 경보체제 4단계를 3단계로 하향조정하고 봉쇄령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들이 문을 열고 사회 기간 산업이 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40여만 명의 근로자가 이날 직장으로 복귀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날 낮 봉쇄령 해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봉쇄령 해제는 뉴질랜드가 '회복실'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코로나19의 불씨가 남아 있을지 모른다며 잘못하면 다시 산불이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능하면 우리는 계속 집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경보체제 3단계에서는 경제의 75% 정도가 돌아가고 100만명 정도가 일하게 된다며 코로나19와의 싸움이 끝나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아침 뉴스토크ZB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두 달 전만 해도 소설처럼 보이던 방식으로 5주 동안 살고 일했다. 우리가 모두 그것을 해냈다"며 "코로나19가 사실상 이제 퇴치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퇴치의 의미에 대해 박멸과는 조금 다른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자 증가세가 멈추거나 아주 낮은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아던 총리는 봉쇄령 기간 중 뉴질랜드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크게 확산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나 싸움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며 "2차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바이러스를 추적해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질랜드 매체들은 이날 봉쇄령이 해제되자 그동안 문을 닫았던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매장들이 드라이브스루(승차 판매)와 배달 등 제한적인 방식으로 영업을 시작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었다고 전했다.
스리텔레비전 뉴스허브는 한 맥도널드 매장은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음식을 사려고 차를 타고 온 손님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며 많은 사람이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을 무척 먹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새벽 5시에 문을 여는 데 자정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들도 있었다며 너무 먹고 싶어 기다리는 게 조금도 힘들지 않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3단계 경보체제를 2주간 유지하고 지속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뉴질랜드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8일 전날보다 3명 늘어 누적 감염자 수는 1천472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19명, 회복한 사람은 1천214명이다.
k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