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3천만명 넘게 늘어…"팬데믹 탓 난민여건 더 위태로워져"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전 세계에서 분쟁이나 재앙 탓에 자국 내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주민의 수가 5천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난민감시센터(IDMC)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이미 취약한 피란민 수백만 명에게 새로운 위협을 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천800만 명 중 4천500만 명은 폭력 때문에 고향을 등진 경우이고 500만 명은 지진·홍수 등 자연 재난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이들이다.
이번에 집계한 자국 내 피란민 수는 역대 최고기록을 찍은 것이다.
지난해 신규 피란민의 수가 3천340만명으로 2012년 이후 연간 증가치로는 최다를 찍으며 규모가 이같이 불어나는 데 기여했다.
시리아 내전과 민주콩고공화국(DRC),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일어난 분쟁이 피란민 증가의 주요 원인이다.
IMDC는 임시변통으로 지어진 응급 쉼터나 난민 정착촌, 도시화한 슬럼 등 비좁고 비위생적인 여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란민 급증에 따른 인구 과밀 탓에 물리적 거리 두기가 어려워지는 동시에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방역 조처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IDMC의 알렉산드라 빌라크 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필수적 서비스와 인도적 지원조차 접근하지 못하도록 삶의 여건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굳이 코로나 19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국내 피란민의 이런 숫자는 전 세계에 걸친 집단적 실패의 신호라고 IDMC는 주장했다.
IDMC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에 각국 정부가 국내 피란민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을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피란의 원인 자체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DMC는 또 인도의 예를 들면서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국내 피란민이 양산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인도에는 최소 60만 명의 근로자가 이동제한 조처에 걸려 있으며, 이들이 수백㎞를 걸어 고향에 돌아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