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착오 인정하자 태도 바뀌어 "사과 고맙다"…벅스, 수치 인용 착오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더 많이 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발끈'하며 때아닌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회동한 자리에서 한 기자가 "한국이 미국보다 인구 1인당 5배에 달하는 검사를 했다. 왜 그런 것인가"라고 묻자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가 "사실이다"라고 거듭 주장하자 "나는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짢은 듯 "어디 기자냐"며 소속 언론사를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옆에 있던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이 검사 확충 노력 끝에 코로나 19가 발병한 모든 주에서 이뤄진 검사가 세계 어느 곳보다 뛰어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해당 기자는 "전체적으로 우리(미국)가 한국보다 감염자가 14배 더 많았다. 왜 그런 것이냐. 그들(한국)은 인구 밀도도 높다"고 계속 물었고, 벅스 조정관이 "우리의 전염병 (발병 상황)은 유럽의 경우와 더 비슷하다. 따라서 우리는 유럽 나라들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에도 기자는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후 벅스 조정관이 "나는 한국의 검사가 10만명당 11명이고 우리는 17명이라는 점을 그저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수치를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기자에게 "그렇다. 사과하겠느냐. 아무도 당신이 도대체 누군지 모른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질문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라고 '훈계'했다.
그러나 벅스 조정관은 이날 '1천명당'을 '10만명당'으로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그재미너도 "미국은 1천명당 16.42건의 검사를, 한국은 1천명당 11.68건의 검사를 실시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 기자는 백악관 기자단에 자신의 질문에 착오가 있었다며 "미국이 이번 달 들어 한국보다 인구당 검사 숫자를 앞질렀다. 그러나 한국은 감염률이 훨씬 낮다"고 정정했다.
이날 장면은 초기 검사 부족 사태로 비판론에 직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 규모가 한국을 앞질렀다는데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별도의 행사에서 해당 기자를 향해 "사과해줘서 고맙다. 매우 멋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악관도 이날 미국이 코로나19 검사 규모에서 한국을 넘어섰다는 언론 보도를 내세워 홍보전에 나섰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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