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병원 의료진 "영국·이탈리아 소아 중환자들과 유사 사례"
"가와사키병은 아니지만 발병 원리는 동일한 듯"
WP "혈액암·폐암·전이성 종양 환자 코로나19 치명율 3배"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유럽 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소아환자들이 중증 염증성 질환을 나타낸 사례가 보고됐다.
뉴욕 소재 컬럼비아대학병원에서 코로나19 소아환자 3명이 희귀한 염증성질환 증세를 나타내 치료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의료진을 인용해 28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환자 3명 중 1명은 위중한 상태며 1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의 연령대는 생후 6개월부터 8세 사이다.
이들 환자는 앞서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보고된 유사 사례와 마찬가지로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
앞서 영국 의료보장제도 국민보건서비스(NHS)는 관할 의료기관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와 관련성이 의심되는 전신성 염증질환을 앓는 소아 중환자가 현재까지 12명 이상 보고됐다고 알리고 의료진의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가와사키병은 18세 이하 소아에게 나타나는 급성 열성 염증질환으로 심하면 심장 이상을 초래한다. 이 병은 바이러스 등 병원체 감염 이후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컬럼비아대병원의 소아 류마티스·면역의학과 전문의 마크 고릴릭 박사는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상태를 보이는 환자들에 대한 소견을 의뢰받으면서 이들이 유럽에서 보고된 정체불명 염증성 질환과 비슷한 사례라는 점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고릴릭 박사는 이들 소아환자에게 나타난 정체불명 염증성 질환이 가와사키병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발병 원리가 가와사키병과 동일할 것 같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컬럼비아대병원에 앞서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학 루실 패커드 아동병원 의료진도 가와사키병으로 입원한 생후 6개월 영아가 나중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학술지 '소아과병원'에 발표했다.
현재까지 아동은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으며, 걸리더라도 절대다수가 증상이 없거나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수준으로 가볍게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동 확진자 중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극소수 중증환자가 이탈리아와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고릴릭 박사는 소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2단계로 진행되며 격렬한 면역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감염 1∼2주 후 매우 무질서한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것 같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고릴릭 박사는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질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매우 초기단계에 있다"고 말해 섣부른 결론을 경계했다.
소아환자와 함께 암환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중국, 싱가포르, 미국 공동연구진이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후베이성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암환자 105명 등을 분석한 결과 암환자의 치명률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확진자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특히 혈액암과 폐암, 전이성 종양을 앓는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더욱 위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격이 집중되는 장기이며, 혈액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암환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훨씬 더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암 발견' 최근호에 실렸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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