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측 "항행의 자유 작전"…코로나19 확산 속 오판·실수 우려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에 들어온 미국 해군 미사일 구축함을 영해 밖으로 내쫓았다며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미국은 베트남 근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수행했을 뿐이라며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틈타 남중국해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간에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남부전구 리화민(李華敏) 대변인은 전날 "미 구축함 배리호가 중국 정부의 허가없이 중국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영해로 불법침입했다"며 "해군과 공군력을 동원해 추적·감시, 경고한 뒤 내쫓았다"고 공개했다.
리 대변인은 "미국의 도발행위는 국제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침범한 것"이라면서 "지역안보 위험을 인위적으로 고조시키고, 자칫 예상치 못한 사건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코로나19과 싸우는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미국에 방역에 집중하고, 지역 평화·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군사 행동은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익명의 한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은 다수의 함정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려고 하지만 이 지역에서의 존재감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 해군 측은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 인터뷰를 통해 구축함 배리호가 베트남 근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힌 것으로 UPI 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배리호는 이달 들어 두차례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배리호의 두번째 대만해협 통과 후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도 22일 이곳을 지나며 맞대응했다.
UPI통신은 미중이 코로나19 확산을 틈타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 강화하려 한다며 상대를 비판한다고 전했다.
CNN 등 미국매체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틈을 타 중국이 남중국해 활동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해군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동시에 작전을 수행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최신형 강습상륙함인 중형 항공모함급 아메리카함은 지난 19일 남중국해에서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했고, 랴오닝함 항모전단 함정 6척도 최근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전개했다고 이들 언론은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과정에서 양국의 오판과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주펑(朱鋒) 난징대 교수는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미국과 호주 합동훈련과 관련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의 세력 균형에 변화를 주는 기회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 측에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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