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잠잠해지자 홍콩서 대규모 시위 재개 조짐

입력 2020-04-29 17:37  

코로나19 잠잠해지자 홍콩서 대규모 시위 재개 조짐
경찰 불허에도 5월 1일·6월 4일·7월 1일 등 시위 예고
홍콩 정부, '기업인·전문직 종사자' 입경 통제 완화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대규모 시위가 다시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사회를 뒤흔들었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시위가 재개될 조짐을 보인다.
지난 26일 저녁 홍콩 타이쿠싱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며, 전날에도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에 있는 IFC 쇼핑몰에서 100여 명의 시위대가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을 외치며 시위를 했다.
홍콩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나흘 연속 '0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최근 10일 중 6일에 달한다. 현재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천37명이다.
홍콩 노동계와 재야단체는 다음 달부터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민주 진영에 속하는 노동단체 홍콩직공회연맹(CTU)은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5월 1일 노동절 집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CTU는 홍콩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고려해 대규모 집회나 행진 대신 시내 곳곳에 30∼40개의 부스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노조 가입 등을 권유하는 새로운 시위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공공장소에서 4인 초과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했으며, 이는 다음 달 7일까지 적용된다.
홍콩의 대규모 집회를 주도해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하야를 요구하면서 다음 달 10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가 주최하는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시위 기념 집회,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7월 1일 주권반환일 집회 등도 예정돼 있다.
다만 시위 참여 열기는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시립대 에드먼드 청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사람들의 관심은 시위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이나 경기 호전을 위한 사회 안정 등에 쏠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을 반영해 홍콩 정부가 입경 통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전날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매일 통학하는 학생에 대해 입경 후 14일 자가격리 명령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이날은 공장 소유주와 회계사, 변호사, 엔지니어 등 전문직 종사자에 대해 이를 면제하기로 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체류 기간과 목적 등을 분명하게 밝히고 홍콩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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