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의 개체 수 파악을 위해 처음으로 드론을 동원했다.
30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동시베리아 추코트카 자치구에 있는 브랑겔섬에서 러시아 과학자들은 최근 '쿼드로콥터'(프로펠러 4개)를 활용, 북극곰 개체 수 파악에 나섰다.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산하 브랑겔섬 자연보호지구 공보실은 "과학자들이 쿼드로콥터를 4차례 공중에 띄워 북극곰이 서식하는 동굴을 발견했다"며 "굴에는 암컷 1마리와 새끼 북극곰 2마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북극곰들이 쿼드로콥터를 전혀 의식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연구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공보실은 덧붙였다.
쿼드로콥터가 북극곰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브랑겔섬 자연보호지구는 강조했다.
브랑겔섬 자연보호지구는 "쿼드로콥터를 활용해 확보한 사진과 동영상들은 북극곰의 연령대와 건강 상태, 행동 특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과학적 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계자연기금(WWF)은 브랑겔섬 자연보호지구에 연구 목적의 쿼드로콥터를 4대 기증했다.
브랑겔섬은 북극곰을 비롯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대거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다.
유네스코는 2004년 브랑겔섬의 가치를 인정,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주요 서식지인 북극해의 얼음이 급격하게 줄면서 곤경에 처한 북극곰은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분류한 멸종위기 취약(VU) 등급에 속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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