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주지사 강력 반발…룰라 "망자에 대한 존중 없는 사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자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는 데 대한 책임을 또다시 주지사와 시장들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만난 기자들이 사망자 급증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자 코로나19 대응 조치에 관한 권한을 가진 주지사와 시장들에게 물어야 한다며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17일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보고된 이후 이날까지 5천466명이 사망했다. 전날 474명에 이어 이날은 449명 늘었다. 브라질의 사망자 수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9번째로 많아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기자들은 상파울루에서 왜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지 상파울루 주지사와 상파울루 시장에게 물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망자들에 대한 책임은 주지사와 시장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적 격리 조치에 관한 권한이 주 정부와 시 정부에 있다는 판결을 내린 연방대법원도 비난 대상에 올리면서 사회적 격리 조치는 빨리 종료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격리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사안이며,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부 장관도 사회적 격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적 격리가 국가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며 사실상 보건보다 경제를 우선하는 주장을 계속했으며, 이는 보건부 장관 교체로 이어졌다.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동정심을 갖는 훈련을 해야 한다"면서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나와 병상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라"고 반박했다.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는 망자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30일 낮 브라질 뉴스포털 UOL과 인터뷰할 예정이며 보우소나루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법무부 장관 사임 이후 정치적 혼란, 보우소나루 탄핵 논란 등에 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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