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도 배당 몰려 경상적자…올해는 수출도 빨간불
'수출<수입' 역전 5월도 지속 가능성…경상수지는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일찌감치 제기된 가운데 무역수지마저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적자 폭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경상수지 주요 구성항목 중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4월 41억8천만달러 적자를 보인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유사한 수준의 적자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본원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급여·배당금·이자를 주고받은 데 따른 지급액과 수입액의 차액으로 집계되는데, 통상 흑자를 보이다가 국내 기업의 연말 결산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4월에는 적자로 돌아서는 계절성을 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761곳 중 528곳이 2019년 실적에 대해 총 20조6천903억원을 배당했다.
2018년 실적에 따른 배당금(21조3천38억원)보다 2.88% 줄어든 규모다.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38%나 급감했지만, 기업들이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하면서 배당금 지급액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작년 4월에는 외국인 배당금으로 67억달러가 지급됐는데, 올해 지급액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4월 본원소득수지가 악화한 가운데 상품수지 적자로 전체 경상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경상수지는 본원소득수지 외에도 상품·서비스 수출입으로 발생하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경상수지의 주요 구성항목인 상품수지는 통관기준으로 집계하는 무역수지와는 포괄범위나 계상 시점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상품 수출입의 차이를 나타낸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무역수지가 9억5천만달러 적자를 내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을 멈췄다고 1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주요국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영향이 본격적으로 작용하면서 3월까지 다소 선방했던 수출이 4월 들어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성공적인 방역으로 국내 내수 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해 수입이 수출에 비해 적게 줄어들면서 무역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도 수입 감소폭이 제한적인 것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올해 4월엔 본원소득수지 악화와 수출 급감이 겹치면서 전체 경상수지 적자 폭도 이례적인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다만,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일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무역수지 적자는 일부 긍정적 요인이 작용하며 나타난 역설적인 결과로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당분간 수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5월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출 악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 감소를 제약하는 요인은 지속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국 이동제한 영향으로 2분기 수출이 1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국내 소비 위축이 다소 풀리고 있는 것은 수입이 상대적으로 덜 감소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4월 이후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4월 일시적인 적자 이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5월부터 경상 부문 외환 수급은 다시 (외환) 공급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수출은 5월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겠지만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수입도 동반 감소하고, 해외여행 중단으로 여행수지 적자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해외 투자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꾸준히 유입되는 반면 외국인 배당금 지급은 마무리됐다"며 본원소득수지 회복도 개선 배경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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