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노동단체들, 코로나로 '노동절 시위' 집에서 온라인으로

입력 2020-05-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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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노동단체들, 코로나로 '노동절 시위' 집에서 온라인으로
900만명 고용지원 프로그램 신청…한인 봉제공장들도 위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노동단체들이 1일 노동절을 맞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예년처럼 대규모 거리 집회를 열지 못하고 온라인 시위로 전환했다.



인도네시아 3대 노동단체가 연합한 '인도네시아 노동자총회'(MPBI)는 이날 가두시위 대신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노동자들의 단합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집에서 시위'(#demodarirumah)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해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노동 현안인 옴니버스 법안 반대 운동을 온라인에서 벌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투자 유치를 위해 노동법 등 80여개 법률 1천200여개 조항을 일괄 수정하는 옴니버스 법안을 올 초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후하다'는 평가를 받는 퇴직급여 감액안 등이 포함됐기에 노동계가 결사 저지에 나섰다.
자카르타 수도권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이 발령돼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됐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결국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해당 법안 내 노동 관련 조항 심의를 연기하기로 하원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노동단체들도 거리 시위 계획을 취소했다.
노동단체들은 심의 지연이 아니라 노동 관련 개정안 폐기를 요구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체 중 3분의 1만 현재 공장을 가동 중이고, 900만명이 고용지원 프로그램에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실직자들도 단계적으로 고용지원 프로그램(Pre-Work Card)에 가입될 것이며 앞으로 4∼5주 안에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 참여자로 선정되면 4개월간 월 60만 루피아(4만8천원)의 수당과 온라인 교육 등 1인당 총 355만 루피아(28만원) 상당 혜택이 지원된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220만명이 해고 또는 무급휴직 상태다. 아이르랑가 장관은 해고자가 170만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무부는 코로나 사태로 110만명∼378만명이 빈곤에 빠지고, 290만명∼520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도네시아의 한인 봉제공장들도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중국산 원·부자재 수입 차질이 문제였고, 이제는 경기·소비 위축으로 주문 물량 자체가 끊겼다.
한인 봉제공장들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정부 협조 아래 한국에서 원단을 가져다 방호복을 만든 뒤 한국 수출과 인도네시아 내수 공급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방호복 원단이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상태라 원하는 만큼 방호복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인 봉제업계 관계자는 "주문이 없어 재봉틀을 세워두는 공장이 점점 늘고 있다"며 "실제 폐업까지 한 공장은 아직 없지만, 6월로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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