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티브로드 합병법인 출범…"케이블TV 추가 인수 경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티브로드 합병법인 출범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이동통신 3사의 3강 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3사 간 콘텐츠 경쟁은 케이블TV 추가 인수합병을 둘러싼 경쟁까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이 지난달 30일 출범, 유료방송 시장은 국내 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정리됐다. 시장점유율은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31.31%,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24.72%,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24.03%다.
1위 사업자인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당장은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힌 모양새다. 하지만 2위와 3위 사업자 간 점유율 격차는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을 만큼 작다.
시장 구도가 3강 체제로 재편됨에 따라 이들 3사는 모두 콘텐츠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추가 가입자 확보를 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지역채널 투자 확대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활용하고 제휴 상품을 출시하는 등 미디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출시한 OTT플랫폼 '시즌'을 통해 콘텐츠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스카이라이프를 위성방송을 뛰어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KT는 고객이 왓챠나 웨이브, 유튜브 등 원하는 OTT서비스를 스카이라이프 토핑 메뉴에서도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아이들나라'를 도입했고, LG유플러스의 제휴 서비스인 넷플릭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채널을 강화해 지역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추가로 케이블TV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3강 경쟁 구도가 형성된 현 시장에서 가입자를 단숨에 끌어올려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케이블TV 인수합병이 거의 유일하다.
딜라이브와 CMB, 현대HCN 등 일부 케이블 사업자가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는 당장은 인수합병에 나설 상황이 아니라며 관망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점검한 뒤 추가 인수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딜라이브의 점유율은 6.1%, CMB는 4.7%, 현대 HCN은 4.1%다.
KT가 인수할 경우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고, LG유플러스나 SK브로드밴드가 이들 업체 중 하나를 인수한다면 1위와 격차가 크지 않은 2위로 뛰어올라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들 시장 상황을 보며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력적인 케이블TV 사업자가 매물로 나온 만큼 다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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